서울공예박물관, 자수 상설전 개관 4년 만에 새단장…전시품 등 전면 개편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9 1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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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박물관의 자수 소장품 연구-수집-복원-전시까지 성과 한 자리서 볼 수 있어
▲ '자수, 염원을 그리다' 포스터

[뉴스스텝] 서울공예박물관은 개관 4년 만에 상설전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자수, 염원을 그리다'라는 전시 제목으로 공간을 재구성하고 전시물에서도 대규모 변화를 준 결과 신규 지정문화유산 등 가치 있는 자수 작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상설전 '자수, 염원을 그리다'는 우리나라 전통 직물 공예, 그중에서도 자수를 소개하는 전시로, 개편 후 공예박물관 전시3동(사전가직물관) 2층에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전가직물관’은 2018년 5천여 점의 유물을 기증한 故 허동화(전 한국자수박물관장)의 아호를 딴 이름으로, 해당 전시관에는 보물 '자수 사계분경도', 국가민속문화유산 '운봉수 향낭', '일월수다라니주머니' 등을 포함해 허동화‧박영숙 부부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다양한 직물공예품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개편된 '자수, 염원을 그리다' 전시는 사람의 일생을 한 편의 꿈에 비유해, 탄생부터 성장, 혼인과 관직, 장수와 내세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의 염원을 자수라는 매체로 촘촘하게 풀어내며, 자수가 장식을 넘어 ‘기원의 상징이자 기록’이었음을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꿈과 같은 사람의 한평생’이라는 소개를 시작으로 1부 ‘금지옥엽(金枝玉葉) 티없이 무럭무럭 자라라’, 2부 ‘부귀다남(富貴多男) 자식 많이 낳고 행복해라’, 3부 ‘목민지관(牧民之官) 뜻을 다해 백성을 살펴라’, 4부 ‘수복강녕(壽福康寧) 건강히 오래 살고 평안해라’, 5부 ‘극락왕생(極樂往生) 내세에 복되어라’까지 총 5개의 소주제를 통해 삶의 궤적을 살펴본다.

1부에서는 ‘돌띠’를 비롯해 아기 옷에 수놓은 자수품을, 2부에서는 활옷을, 3부에서는 고을 수령의 선정(善政)에 감사하는 ‘만민송덕’ 병풍을, 4부에서는 평안한 노후를 바라는 ‘노안도’ 병풍을, 마지막 5부에서는 행복한 내세를 바라는 ‘김선희 혼례복’ 등 각 주제마다 사람들이 바란 염원을 담은 자수품을 전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서울시 신규 지정문화유산과 서울공예박물관의 신규수집품(기증 작품), 각 분야의 장인들이 지정문화유산을 재현한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박물관 개관 이후 꾸준히 진행된 소장품의 연구‧ 수집‧복원의 성과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지정·등록문화유산은 총 5건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 '김선희 혼례복', 서울시유형문화유산 '김광균 자수굴레',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 '운산군수 이용식 만인수첩', '자수 노안도 병풍'이 있다.

그 중 '행 구성군수 오일영 자수 만민송덕 병풍'은 1898년 구성군수 오일영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병풍으로, 2022~23년 복원처리 후 2024년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25년에는 관련 학술행사에서 사전 공개되어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과거 평안부 구성군의 지도가 담긴 두 번째 부분이 전시돼 있으며, 미디어를 통해 병풍에 새겨진 ‘구성 8경’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신규 수집(기증) 작품은 총 4건으로 '김광균 자수굴레', '김선희 혼례복', 유리지 작가의 '골호-말띠를 위한', '골호-용띠, 뱀띠, 양띠, 닭띠를 위한'이 있다. ‘자수굴레’와 ‘혼례복’은 서울시무형유산 매듭장 명예보유자이자 김광균 시인의 딸인 김은영이 2022년 기증한 유물이다.

김광균은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외인촌','추일서정'등의 시를 남겼다. '김광균 자수굴레'는 김광균이 첫돌인 1915년 무렵 착용한 것으로 착용자와 시대가 명확한 가치 높은 자료이다.

'김선희 혼례복'은 시인 김광균의 1935년 혼례 당시 부인 김선희가 착용한 것으로 김선희가 수의로 입고자 남겨둔 것을 기증한 것이다.

재현 작품에는 보물 '자수가사', 국가민속문화유산 '일월수 다라니주머니',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자수 연화당초문 현우경 표지', '자수 연지화조문 방석' 등 4건이 있다.

한편, 이번 개편은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기획전 '염원을 담아'에서 개발된 콘텐츠를 상설전에도 확장 적용하는 등 ESG 가치를 살리고자 했다. 기존 전시가 끝나면 사장되던 신규 개발 콘텐츠를 개편에 맞춰 재구성해 지속가능한 전시를 시도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전시 안내는 보다 쉽고 명확하게 제공된다. 주요작품은 설명을 부착해 직관적으로 작품을 알 수 있으며, QR코드를 통해 외국인과 시각장애인도 손쉽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에 개편된 전시를 통해 자수 한 땀 한 땀에 담긴 삶의 바람을 느껴보고, 전통의 언어를 오늘날 우리의 삶으로 번역하는 경험을 만나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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