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사적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최초의 석축성벽 양식 확인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3 12: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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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높이의 성벽 내외부가 서로 등진 형태로 조성된 점, 구간별 분할축조 흔적 등 규명… 현장설명회 개최
▲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 대상구역 전경(직상방)

[뉴스스텝] 국가유산청은 대구광역시 북구청과 함께 실시 중인 사적 '대구 팔거산성' 3차 발굴조사에서 신라산성 최초의 석축성벽 양식을 확인했으며, 11월 13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대구 팔거산성'은 함지산(287m) 정상부에 위치한 테뫼식 산성으로,2023년에 사적으로 지정됐다. 신라가 고구려·백제와 각축전을 벌이던 5세기 이후 서라벌 서쪽 최전방인 팔거리현(달구벌)에 수도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축조한 석축산성이자, 신라의 국방유적이다. 앞서 진행된 2차례의 발굴조사 과정에서 목조집수지, 건물터, 수구, 서문터(현문), 곡성1 등 다수의 성곽시설을 비롯하여 목간과 토기가 함께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3차 발굴조사에서는 2차 발굴에서 확인된 서문지와 곡성1의 서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구간(면적 2,151㎡)의 체성부(성벽의 몸체)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체성, 곡성, 박석 등 다수의 석축산성 관련 시설을 확인했다.

체성은 최소 2차례에 걸쳐 축조됐으며, 신라시대에 축조한 성벽 상부에 고려시대에 개축된 성벽이 중복되어 있으나 개축된 성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이다.

초축 체성의 외벽 하부는 편축식으로, 상부는 협축식으로 쌓은 것이 확인됐는데, 하부는 비교적 잘 남아있는 반면에 상부는 아래쪽 1~3단의 석축만 남아있다. 체성의 내벽은 비교적 잘 남아있으며, 외벽 상단보다 약 1m 높은 지점에 형성되어 있는데, 이처럼 외벽 상부와 내벽을 비슷한 높이에서 서로 등지고 있는 형태로 쌓아올려 협축식 성벽을 완성한 것은 신라 석축성벽의 초기형식이다.

외벽의 하부 성벽은 길이 약 46m, 최고 높이 6.3m, 경사도 약 40°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어 있다. 내벽은 길이 약 55m, 최고 높이 2.4m 규모로 남아있으며, 외벽 하부와 비슷한 경사도인 약 50°의 허튼층 뉘어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어 있다. 외벽의 평면은 ‘一’자형이지만 내·외벽을 합한 전체적인 평면은 ‘凸’자형이다. 즉, 내벽 중앙부에서 측정한 내·외벽 사이의 전체 두께가 약 14m에 이르는 반면, 양쪽 끝에서는 그 절반인 약 7m로 축소되어 곡성 쪽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내벽 일부를 2배 정도 두껍게 축조한 것은 함지산 곡부에 위치한 성벽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체성 외벽 하부와 내벽, 곡성2 등 초축 성벽에서는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와 같은 구획선이 체성 외벽에서만 14개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성곽 축조에 동원된 집단별로 각 구간을 분업 축조하되 이웃 집단과의 경계 부분은 협업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체성에 사용된 자색이암과 응회암은 함지산 곳곳에서 쉽게 채석이 가능한데, 다른 석재가 혼입되지 않고 동일한 색상의 자색이암만으로 축조한 구간이 선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구획선 내에서는 하나의 집단이 채석, 운반, 축조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일종의 책임시공 방식을 채택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현장설명회는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대구광역시 북구청과 함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발굴조사의 성과를 구체화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유적의 진정성 있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한, 대구 팔거산성 발굴성과를 국민과 관계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는 적극 행정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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