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혼외자 인지하자 5년 치 보훈급여금 환수… 국가유공자법 취지와 맞지 않아 '취소'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4 12: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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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심위, 국가유공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데도 민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이미 지급된 보훈급여금을 환수하는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
▲ 국민권익위원회

[뉴스스텝] 국가유공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데도 그의 가족관계가 뒤늦게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급된 보훈급여금(무의탁수당)을 환수한 행정기관의 처분은 당사자의 생활 안정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법·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전상군경으로 등록돼 무의탁수당을 받아오던 ㄱ씨가 관할 보훈지청의 환수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민법 제860조의 인지 소급효를 국가유공자법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법 취지에 반한다.”라며 해당 환수처분을 취소했다.

ㄱ씨는 2009년 당시 60세 이상이면서 부양할 자녀가 없어 무의탁수당을 받아왔다. 그런데 2024년 12월 혼외자 자녀들을 법적으로 인정(인지)하면서 가족관계가 소급해 바뀌었고, 관할 보훈지청은 이를 이유로 지금까지 지급된 수당 중 5년 치인 1,062만 원을 환수하겠다는 처분을 했다.

그러나 중앙행심위는, 당시 가족관계증명서상 자녀가 없었으므로 무의탁수당의 지급은 정당했던 점, ㄱ씨가 자녀들을 인지한 뒤 즉시 관할 보훈지청에 신고해 부정수급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던 점, 인지의 소급효가 본래 상속권 등 민사상 권리보호를 위함인데 사회보장적 성격의 국가유공자법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 점, 청구인이 현재 77세의 고령에다 지병으로 생활이 어려워 거액을 환수하면 생계가 위협받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환수처분으로 얻는 공익보다 ㄱ씨가 입게 될 생활 안정 침해라는 불이익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중앙행심위는 “청구인이 민법 제860조의 법률효과로 공법영역에서의 보훈급여금 환수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라며, “단순히 민법상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이미 지급된 보훈급여금을 환수하는 것은 위법·부당하다.”라고 강조했다.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이번 재결은 법의 취지 및 실질적인 부양가족 여부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공익과 사익을 합리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불합리한 환수처분으로부터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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