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 2025 신진작가전 '뉴 앙데팡당: 십자말풀이' 대단원의 막 내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0 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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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신진작가, 각기 다른 색깔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 제시
▲ 포스터

[뉴스스텝] 양평군립미술관의 2025 신진작가전 ‘뉴 앙데팡당: 십자말풀이’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전시는 7명의 신진작가들이 보여준 실험적 작품 세계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조명하며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연구 기반' 전시 방식을 도입했다. 작가별 심층 연구를 바탕으로 각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관람객이 직접 풀어보는 십자말풀이 퍼즐로 구현한 독창적인 관람 방식은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관람객들은 리플릿 뒷면의 비평문을 단서로 퍼즐을 풀어가며 7명의 신진작가들이 보여준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 세계를 탐험하듯 관람했다.

1부 전시에서는 피정원, 희박 작가가 참여했다. 피정원은 검은 바탕 위에 두꺼운 마띠에르와 균열을 쌓아 올리며 자연에서 느낀 숭고함을 추상적으로 표현했고, 희박은 마치 민족지학자처럼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출발하여 믿음이 발생하는 조건과 그 경과를 탐구했다. 두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강렬한 시각 언어는 전시의 출발을 힘차게 알렸다.

2부 전시에서는 정운, 박혜수(HESU PARK) 작가가 불안과 불확실성이라는 동시대적 감각을 탐구했다. 정운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사라지거나 유예된 존재의 흔적을 영상, 설치, 사운드로 시각화했으며, 박혜수는 불안이라는 심리적 감정을 반복적 드로잉으로 표현하며 자아의 방어 구조를 드러냈다. 지극히 디지털적인 영상·설치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드로잉이 만나 대조와 조화를 이루었다.

3부 전시에서는 김명득, 이상덕, 전희수 작가가 기술, 풍경, 문화라는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명득은 인터랙티브 설치를 통해 디지털 권력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드러냈으며, 이상덕은 회화적 방식으로 시간의 층위와 삶의 균형을 은유했다. 전희수는 서브컬처 이미지를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하며 동시대 리얼리티를 구성하는 새로운 미술 양식을 보여주었다.

특히 세 차례의 전시를 관통한 십자말풀이 퍼즐의 최종 해답은 '상상하다(IMAGINE)'였다. 7명의 작가가 제시한 각기 다른 키워드들이 교차하고 얽히며 최종적으로 '상상하다(IMAGINE)'로 수렴한 것이다. 이는 전시 연계 콘텐츠로 제작된 AI 단편영화 '제럴드의 대모험' 최종장에서 공개됐다. 캐릭터 디자인부터 사운드, 내레이션까지 모든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이 영화는 가상의 캐릭터 제럴드가 각 작가의 키워드를 따라 모험을 떠나 마침내 '상상하다(IMAGINE)'를 발견하는 여정을 그렸다. 허구적 상상과 실제 전시를 연결한 이 서사적 완결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

학예실은 “7명의 작가가 보여준 각기 다른 색깔은 동시대 미술이 얼마나 다채롭고 풍부한 언어를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했다”며 “연구 기반의 깊이 있는 기획과 십자말풀이라는 참여형 관람 방식이 결합되어 관람객들이 신진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보다 능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를 진행한 김재희, 윤재영 학예사는 “십자말풀이의 해답이 ‘상상하다(IMAGINE)’였다는 것은 동시대 미술이 작가의 상상에서 출발해 관람객의 상상으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신진작가들의 실험적 시도가 미래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평군립미술관은 “벌써부터 내년도 공모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는 만큼,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고 신진작가들의 연구와 창작을 폭넓게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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