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이 전부였던 부녀, 이제 온 동네가 보살펴요”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12-30 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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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평동 장애인 가정, 1313 이웃살핌 통해 사회관계‧일상 회복
▲ 광산구 평동 이웃지기 나성신 씨(왼쪽)가 발달장애인 A씨와 산책하고 있다.

[뉴스스텝] “내가 방문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막상 문을 두드려보니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광산구 1313 이웃살핌 사업에 참여해 이웃지기로 활동한 평동 주민 나성신 씨에겐 여기저기 자랑하고픈 이웃이 생겼다.
치매가 있는 아버지를 발달장애인 딸 A씨 홀로 보살피는 장애인 가정이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사람을 피하고, 밖을 잘 돌아다니지도 않았던 부녀는 나 씨를 만나며 큰 변화를 겪었다.
올해 평동을 비롯한 광산구 12개 동에서 1313 이웃살핌 사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나 씨는 마을 내 고립 위험 가구를 발굴하고 돌보는 활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를 알게 돼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안부 인사를 건넸다.
처음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A씨는 3개월에 걸친 나 씨의 끈질긴 ‘두드림’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
‘단절의 벽’이 허물어지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동 행정복지센터의 지원으로 A씨 가정에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연계되고, 마을 행사에도 초대받아 함께 식사하고, 어울리게 된 것.

특히, 온 동네 주민이 치매를 앓고 있는 A씨 아버지를 돌보는 ‘지킴이’를 자청했다. 길을 잃거나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없게 살피며 혹여라도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생기면 상황을 전파하고 다함께 찾아 나선다.
함께 아버지를 돌봐주는 주민들 덕에 A씨는 비로소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운동, 등산, 뜨개질 등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고. 나 씨는 “하루 종일 아버지를 돌보느라 자신을 챙기지 못했던 A씨에게 평범한 일상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함께 등산도 다니고 그림, 뜨개질 같은 취미를 찾아주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전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1313 이웃살핌을 통해 기존 복지체계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사회적 고립‧단절 위험을 해소하는 사례와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내년은 사업을 광산구 21개 동 전체로 확대해 민‧관‧산‧학 협업에 기반한 주민주도 인적안전망이 더 커지고, 촘촘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 150여 기업이 참여한 선한기업100+ 원탁회의의 사업비 후원, 광산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복지관, 시니어클럽, 자활센터, 지역대학 사회복지학 교수진 등과의 협업을 통해 광산구가 추진하는 1313 이웃살핌 사업은 ‘2024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우수정책으로 발표되는 등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민이 꼽은 광산구 올해의 혁신정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313’은 이웃지기 1명이 위기가구 3세대를 살피고, 위기가구 1세대에 이웃단짝 3명을 연결해 돌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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