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간 금천구에서 의료봉사... 파란 눈의 의사 배현정 원장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6 08: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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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금천구 시흥동에 자리잡고 전진상의원 설립, 49년간 무료 의료봉사
▲ 배현정 원장의 왕진 가방

[뉴스스텝] 금천구 시흥동의 다가구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가면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의 ‘전‧진‧상의원/복지관’이 나타난다.

전‧진‧상의원/복지관’은 지역사회 복지 실현을 위해 의원, 복지관, 약국,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지역아동센터 5개 독립된 기관으로 이루어진 의료사회 복지기관이다.

전진상의원에는 49년 긴 세월 동안 금천구 저소득 환자를 돌봐온 파란 눈의 의사 배현정 원장이 있다.

벨기에서 간호사였던 배현정(마리 헬렌 브라쇠르) 원장은 1972년 국제가톨릭형제회(AFI) 봉사단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1975년 금천구 시흥동에서 병원과 약국, 복지관을 통합한 ‘전진상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해 지금까지 무료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당시 판자촌이었던 금천구 시흥동에 자리잡은 지 49년이 됐다.

‘전‧진‧상’은 ‘온전한 자아 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이라는 의미로 국제가톨릭형제회의 기본정신이다.

배현정 전진상의원 원장은 “당시 여기 주민들 대부분이 보건의료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3명이 팀을 구성하면서 활동하기 시작했다”라며, 금천구 시흥동에 온 이유를 밝혔다.

처음에는 중환자들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진료와 무료 진료소를 운영했다.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해 주고, 무료 유치원과 공부방도 운영했다.

외부에서 봉사하는 의사들의 지원을 받아 진료 활동을 했지만, 상주 의사가 필요해 배 원장은 1985년 한국의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됐고, 1988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배 원장은 “1975년에 여기 들어온 후 세월이 지나 동네가 많이 달라졌지만 일하는 목표는 항상 같다. 의료사회사업과 환자 돌봄,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는 의사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방문 진료(왕진)를 계속할 계획이다” 배 원장은 1975년부터 지금까지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또한 전진상의원에서는 초창기부터 야간진료를 운영해왔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같이 갈 사람이 없는 사람 등 누구든지 병원에 올 수 있도록 월요일과 수요일은 저녁에 진료한다”라고 덧붙였다.

전진상 의원은 호스피스 활동으로도 오래된 전문기관이다. 우리나라에 ‘호스피스’라는 개념이 없던 1998년부터 암 환자를 위한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했고, 2008년에는 10개의 병상을 갖춘 입원실을 개설하고, 전문 완화의료 센터로 인정받았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완화시킴으로써 편안하게 지내도록 돌보는 활동이다.

배 원장은 “여기(호스피스)에는 죽으려고 오는 것이 아니고 잘 살기 위해서 오는 거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환자와 가족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호스피스는 죽음이 아니라 ‘잘 산다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라고 말했다.

수십 년간 삶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말기암 환자들과 소통해 온 배 원장은 ”환자들은 가족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편안하게 가신다“라며, ”그것을 통해 저희도 삶의 소중함을 배워가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배현정 원장은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라며, “항상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호스피스 분야를 알리고, 의료진, 사회사업가, 봉사자 등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 후배들과 함께 끝까지 유쾌하게 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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