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을 찾아 9명 대가족 보령시 전입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3 08: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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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의 따뜻한 환영이 이끈 새 터전
▲ 고태진씨 가족사진

[뉴스스텝] 보령시는 고태진씨(42) 일가족 9명의 원산도 전입에 반색하고 있다.

원산도는 2019년 12월 26일 원산안면대교 개통 전까지 안보요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섬이었으나 생활권이 보령인 관계로 온전한 육지생활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했다.

2021년 12월 국내 최장 해저터널 개통으로 육지와 완전히 연결됐지만, 지역 발전과 인구 증가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인구는 감소세를 보였다. 2021년 1,113명이던 인구는 2024년 1,017명으로 96명이나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여러 학교가 문을 닫은 가운데, 1937년 개교한 광명초등학교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이마저도 전교생이 12명으로 언제 폐교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교육청 기준에 따르면 2년간 신입생이 0명이거나 교직원수가 학생 수보다 많을 경우 본교에서 분교로 조정된다.

2023년부터 통합총동문회는 원산도 유일의 광명초등학교를 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합총동문회는 광명초, 원산중, 효자초, 원의중학교 등 4개 동문회가 통합하여 운영되고 있다. 2024년에는 3천여만원의 장학금 및 입학축하금을 지원해 입학생 2명과 전학생 2명을 유치했다. 그러나 2025년 4명, 2026년 1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어 본교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생의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9명의 대가족이 원산도에 전입하면서 그 중 3명의 자녀가 본교에 전학하게 되어 본교 유지에 희망이 생겼다.

20년간 군 생활을 해온 고씨는 전역을 앞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던 중 보령 해저터널 개통 소식을 접했다. 보령을 방문해 학교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우연히 원산도 통합총동문회 신세철 회장을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강원도에서 20년, 고향인 경상도에서 20년을 보낸 후 연고 없는 보령시를 선택하기까지는 신세철 회장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 특히 원산도 광명초등학교의 교육 방향과 학교장의 교육철학이 7남매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교육관과 부합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실질적인 지원을 찾기 어려웠던 다른 지역과 달리, 김동일 시장과 도의원을 비롯한 보령시 전체가 보여준 진심 어린 관심과 지원이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씨 가족은 이러한 교육환경과 지역사회의 따뜻한 환영에 힘입어 원산도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1월 2일 가족 9명의 전입 신고를 마쳤다.

전입 후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생계를 위해 무슨일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보령의 전입자에 대한 아낌없는 지지를 보면 무엇을 하든 잘될 것 같다”며 “행정적 지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이 정착을 결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이 가족은 오랜 군 생활로 미뤄두었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며, 보령에서의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다. 전역 후 바로 일을 시작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의 진로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신세철 회장은 “원산도로 전입한 고씨 일가족과 이번 일이 성사되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써주신 ▲김동일 보령시장님 ▲편삼범 충남도의원님 ▲박상모 전 보령시의회의장님께 감사드리며, 원산도에 둥지를 튼 고씨 일가족에 감사의 뜻으로 이사지원금 300만원과 전입학생 축하금을 1,200만원 등 총 1,500만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명초등학교에 입학·전입 학생에게는 변함없이 입학 축하금 300만원씩 지원할 계획으로 앞으로 많은 학생이 광명초등학교에 입학해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37년까지 명맥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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