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 600년 만에 수면 위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0 13: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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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새 난파선 흔적도 확인
▲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조사 현황도

[뉴스스텝]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올해 4월부터 현존 유일의 조선시대 선박인 마도4호선의 선체 인양을 시작해 지난달 작업을 마쳤으며, 추가로 새로운 난파선이 묻혀있는 징후도 확인했다.

태안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 역사 속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세곡 운반선의 실체를 드러낸 귀중한 수중유산이다.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 새겨진 목간 60여 점을 비롯해 공납용 분청사기 150여 점 중 ‘내섬(內贍)’이라는 글씨가 확인되어 이 배가 전라도 나주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됐음을 보여준다. 선박 안에서 발굴된 분청사기는 15세기 전반에 제작됐으며, 선박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1410~1433년)를 토대로 1420년경에 침몰한 조선 전기 세곡선으로 밝혀졌다.

2015년 발굴한 후 보호를 위해 다시 바닷속에 매몰해 두었던 선체를 발굴 10주년을 맞은 올해 침몰 600여 년 만에 인양하여 의미를 더한다. 특히 지금까지 통일신라(1척)와 고려(17척)의 고선박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는데, 이번 인양으로 조선시대 선박의 실물 자료를 처음으로 확보한 의미도 있다.

마도4호선을 통해 새롭게 확인된 조선 전기 선박의 특징으로는, 고려 선박이 중앙에 돛대 한 개만 세웠던 것과 달리, 마도4호선은 앞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로, 이를 통해 항해 속도를 높이고, 바람 방향에 따른 조정이 용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선박이 목재를 세로로 배열해 앞판(船首材, 선수부)을 조립한 반면, 마도4호선은 가로로 배열해 내구성을 높였으며, 큰 나무못과 보조못을 함께 사용한 고려 선박과 달리, 마도4호선은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하여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한 차이점도 있다. 또한, 선체 수리에 쇠못을 사용했으며, 이는 기존 확인된 선박들이 나무못을 사용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이다.

한편,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마도4호선 인양을 진행하는 동시에, 음파탐사로 마도 해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또 다른 고선박의 흔적을 확인했다. 이후, 잠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자 다발 2묶음 87점(1150~1175년경 제작, 접시 65점, 완 15점, 잔 7점), 목제 닻과 밧줄, 볍씨 등과 함께 고선박의 선체 조각과 화물받침목(통나무)을 발견했다. 유물 구성과 양상은 마도 1·2호선과 유사하여, 곡물과 도자기를 운반하던 선박이 추가로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닷속의 경주’라고 불리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굴된 고려 선박들의 침몰 시기가 각각 태안선(12세기 후반), 마도1호선(1208년), 마도2호선(1210년경), 마도3호선(1265∼1268년경)의 순서로 추정되는 가운데, 새로운 ‘마도5호선’이 발견되면 이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로 볼 수 있어, 2026년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한 발굴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2026년은 우리나라의 수중발굴 역사가 50주년을 맞는 해로,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국민과 함께 이를 기념할 수 있는 풍성한 행사를 선보여 수중유산 보호와 홍보에 앞장설 예정이다.

참고로, 올해 9월에는 마도 해역에 재현한 고려 난파선 체험장에서 잠수가 가능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박 실측과 유물 인양을 해볼 수 있는 수중발굴 체험 행사를 처음으로 진행했으며, 국민체험단 32명 모집에 800여 명이 지원해 수중발굴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한 바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앞으로도 국내 유일의 수중유산 발굴기관으로서 바닷속에 잠든 역사를 발굴하여 과거와 미래를 잇고 우리나라의 해양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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