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전역에서 수집된 “향교 고문서부터 영조 하사 은잔까지...조선 유물, 시간 너머 가치를 되찾다”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4 16: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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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진이 수집한 충남전역 유교문화자료, 역사적 가치 인정
▲ 영조 하사 은잔 및 목함

[뉴스스텝] 한국유교문화진흥원(원장 정재근)은 최근 2025년 상반기 수증수탁심의위원회를 열고, 충남 전역 21개처에서 수집된 1,400여 점의 유교문화 자료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평가했다. 이번 심의는 가치 평가와 함께 수증·수탁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로 진행됐으며, 대표 유물로는 노성궐리사 소장 고문서와 조선 영조 하사 은잔·목함이 주목받았다.

심의 대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자료는 노성궐리사 소장 고문서이다. 《청금록》(1806), 《궐리사영생안》(1831), 《기사년유림회의석재임록》 등은 조선 후기 지방 유림의 결속과 활동상을 보여주는 핵심 기록으로, 류운룡의 《고금간첩》과 함께 충성·경상 지역 유림 간 교류를 탐구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됐다.

또한 덕산향교, 대흥향교, 임천향교, 석성향교, 노성향교 등 충남 주요 향교에서 수집된 제례 기록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석전대제홀기》, 《제관록》, 《재임록》, 향교현판의 기문 등은 조선시대 향교 운영과 제례 문화를 복원하는 핵심 자료로, 현대 교육 연구와 콘텐츠 개발에도 활용 가능하다.

문중 기록으로는 《밀성박씨세보》, 《박씨문헌록》, 《한산이씨술선록》, 《파평윤씨세보》 등 지역 유학 명문가의 계보와 활동 자료가 포함됐다. 이 자료들은 충남 유교문화 연구와 전시·자료집 발간의 기반으로 평가되며, 향후 연구 확장을 통해 지역 유교문화사의 체계적 정리에도 기여할 수 있다.

민속 유물에는 초상화, 서궤, 벼루, 은잔과 잔대 등이 포함됐다. 해당 자료는 전시 시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자료군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조선 영조가 양무공신 이삼 장군에게 하사한 은잔과 목함은 이번 심의의 대표 유물로 꼽힌다. 1734년(영조 10) 창덕궁 영화당 연회에서 하사된 이 은잔은 바닥과 내면에 생동감 있는 물고기 문양이 새겨져 있어 술을 따르면 유영하는 듯한 효과를 주며, 금입사(金入絲) 기법으로 제작된 국왕 하사품이다. 이 유물은 영조대 포상 문화와 공예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오는 8월 8일부터 2026년 3월 29일까지 열리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제3회 국학자료 기증·기탁 특별전 ‘양무공신 이삼, 충성이 해를 꿰뚫다’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병덕(1712~미상)의 과거 합격 문서, 관직 생활 기록, 시호 완의, 추증교지, 초상화, 호패 등이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조선 중기 고위 관직자의 생애와 사회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자료군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의는 충남 전역 21개처에서 수집된 자료 중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들을 중심으로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후 기증·기탁 협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기증·기탁이 완료될 예정이다.

정재근 원장은“이번 심의에서 평가된 자료들은 충남의 향교와 문중, 유림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고 도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앞으로도 충남지역의 주요 유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연구·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널리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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