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만 있는 자녀 어떻게 도울까?…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부모 위한 실전가이드 제공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3 17: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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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업 평가 결과 높은 효과성과 만족도 확인…자녀 이해도 향상(97%), 관계개선(77%), 만족도 4.38점
▲ 포스터

[뉴스스텝] 2024년 약 1,000여명의 고립·은둔 청년의 지킴이가 되어줄 가족과 주변인을 지원해 청년의 일상 속 안전망을 구축했던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지킴이 양성 교육 사업’이 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고립·은둔 청년의 부모와 가족, 주변인들이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 회복을 도울 수 있게끔 부모교육, 멘토 양성교육, 시민특강을 운영했다. 그 결과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이해도 향상(97%), 관계 개선(77%) 효과를 확인했으며, 참여자 만족도는 4.38점(5점 만점)으로 매우 높았다.

지난해 사업에 참여했던 고립·은둔청년의 부모님들은 서울시 부모교육을 통해 같은 상황으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다는 것에 많은 위안을 얻었고, 나 자신이 변해야 비로소 자녀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자녀와의 관계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지금 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부모교육을 마련해 준 오세훈 시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기도 하는 등 소감을 밝혔다.

※ 2024년 성과공유회 부모님 발표문 중 발췌
먹고 사느라 바빠서, 내 몸이 아파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 정서적인 지원을 못 해줬습니다.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 아이는 무기력하게 어둡고 캄캄한 방에서 가상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은둔청년이 된 아이를 어떻게 도울지 몰라 부모교육을 신청했습니다. 아이 문제만 나오면 늘 회피적이었던 우리 부부는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 터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부모교육에서 배운 것을 하나씩 적용했습니다. 아이가 집에서만이라도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남편이 출근하면, 저도 문화원으로 나가고 퇴근시간에 맞춰 같이 들어오곤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고, 이해하고 배려한 나날들이 쌓여 요즘에는 아이가 제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합니다. 어제는 식탁에 태블릿 사용법을 물어보는 쪽지를 두고 나왔는데, 제게 먼저 말을 걸며 사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이가 먼저 말을 걸어 준 것이 얼마 만인지, 고맙고 감사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 아이에게 웃어주었습니다.
올해는 그간 교육 참여자의 개선 의견을 반영해 기본에서 심화까지 교육 단계를 세분화하고, 기존 10주 과정을 20주 중장기 과정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한 단순히 교육 참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립·은둔 가족으로서의 경험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멘토로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립‧은둔 청년 부모 교육…기본 및 심화 과정으로 나눠 단계별 체계적 커리큘럼 제공 '

고립·은둔 청년 부모교육은 기본교육(1·2기)과 심화교육(1·2기)으로 나누어, 기수별 2개반(평일 야간 및 주말반, 각 30명) 주 1회 20주(기본·심화 각 10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올해 총 4기를 운영, 수료생 총 240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내달 시작되는 1기 교육은 고립은둔청년 전담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에서 진행된다.

기본교육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이해부터 소통 방법 등 청년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기초적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으로 구성된다. 고립·은둔 및 부모 멘토링 분야 전문가가 강연자로 나서며, 이론강의와 함께 실습과 1:1 코칭을 병행해 교육의 효과성을 높일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부모의 자기이해와 자기표현 ▴고립․은둔 자녀 이해▴자녀와의 관계 재정립 ▴고립․은둔 소통법 ▴고립․은둔 회복 청년 당사자의 사례발표 및 Q&A 등이 진행된다.

심화교육에서는 고립·은둔 회복 당사자의 코칭을 통해 자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고, 언어적·비언어적 공감 대화 실습 등 자녀와의 관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소통과 경청, 공감적 대화 등 퍼실리테이팅 기법 교육을 제공해 멘토로의 성장을 지원해 자녀의 회복과 변화를 이끌어 내고, 나아가 같은 고민을 겪는 다른 가족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심화과정은 ▴언어적, 비언어적 공감 대화, ▴경청 및 발화 훈련, ▴집단상담, ▴소그룹 멘토링 ▴고립·은둔 회복 청년과의 토크 콘서트 등으로 운영된다.

'교육 효과 지속을 위해 자조모임 운영…상호 지지·성장하는 생태계 조성'

한편, 시에서는 매주 토요일 ‘자조모임’을 운영하여 교육 참여자들이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교육 중에 미처 나누지 못한 서로의 경험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참여자 간 정서적지지 및 유대감 형성을 통해 교육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부터 예술치유 워크샵, 그림책 테라피 등 치유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여 가족들의 위축된 마음을 열고 소통을 촉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교육 정보와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신설한다. 교육 참여자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고립·은둔 청년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구체적인 어려움을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감으로써 회복의 주체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 가족 대상 심리상담 및 힐링 프로그램 운영…고립·은둔 회복 여정 속 가족의 자기돌봄 지원 '

고립·은둔 청년과 회복의 여정을 함께하는 가족들의 마음돌봄을 위한 심리상담(3회)과 소진예방 프로그램 또한 준비 중이다. 심리상담 프로그램에서는 가정의 개별적인 상황에 보다 초점을 맞춰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 해결을 지원하며, 숲길 걷기, 명상 등 자연 속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족들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부모교육 1기 교육과정’ 모집 신청은 7월 4일까지 온라인 양식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교육과 관련한 문의는 운영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1기 기본교육은 고립·은둔 청년의 전담 지원기관인 서울청년기지개센터(서울시 종로구 이화장길 70-15)에서 열린다. 평일 야간반 및 주말반(각 30명씩)으로 개설되어 오는 7월 12일부터 시작된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누구보다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을 바라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은 바로 부모님과 가족들”이라며, “이번 교육을 통해 가족들이 고립·은둔 청년의 일상회복을 돕는 든든한 지킴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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