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고사목, 휴식처·조형물로 새 생명’ 함께 만드는 영산강 정원의 진정한 가치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6 18: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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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목재, 시민 재능기부 통해 벤치·동물·솟대 등 조형물로 재가공
▲ 나주 영산강 정원 고사목, 버려진 나뭇가지를 재활용해 목공 기술자들이 제작(재능기부)한 나무의자, 동물, 솟대 등 각종 조형물.

[뉴스스텝] 전라남도 나주 영산강 정원에서 고사한 나무,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새 생명을 얻어 눈길을 끈다.

버려질 운명에 처한 고사목과 나무 잔재들이 목공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정원 내 벤치 시설과 나무로 만든 동물 인형 등 각종 조형물로 재탄생해서다.

6일 나주시에 따르면 수목기부제 활성화로 영산강 정원에 식재된 나무 대부분이 토양 환경에 적응해 활착하고 있으나 이 중 약 5%가 안타깝게 고사했다.

시는 고사목과 나뭇가지 등을 따로 보관해오며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때마침 소식을 접한 목공 기술자 7명이 재능기부 의사를 전했고 정원 한 편에 목공 작업장이 마련됐다.

재능기부에 나선 이들은 통나무를 건조하고 거친 표면을 다듬으며 정원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는 나무 의자(벤치) 16개를 제작, 고사목에 새 역할을 부여했다.

이뿐 아니다. 의자 크기에 맞춰 잘려 나간 나무 조각들은 다양한 동물, 조형물로 다시 태어났다.

둥근 형태의 나무 밑동은 토끼, 곰, 고양이, 눈사람, 여우, 달팽이, 부엉이가 됐고 나뭇가지는 뿔 달린 사슴으로, 못생긴 통나무는 원형 그대로를 살려 코뿔소로 만들었다.

여기에 마한 시대 소도에서 유래한 오리 모양의 솟대, 익살스런 표정의 허수아비, 새집 등 이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어낸 작품은 20여종에 달한다.

시는 목공 작품들을 정원 잔디광장, 수목, 메밀꽃밭, 연못 등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자원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가치 실천, 시설 비용 절감, 정원 속 다양한 볼거리 등 일석삼조 효과를 거둔 셈이다.

목공 기술자들의 뜻깊은 재능기부는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

익명의 한 기업인은 재능기부에 동참하고자 ‘동물들과 함께하는 영산강 정원 작은 음악회’, ‘마술쇼’ 개최 제안과 함께 공연 비용 일체를 부담키로 했다.

이에 정원 느티광장 일원에서 ‘2024 나주영산강축제’ 기간인 11일 17~18시, 12일 18~19시, 13일 17~18시에 온 가족이 가을 밤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해금 버스킹 연주를 11일 19시, 12일 11시에 마술쇼가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 화성 소재 기업 ㈜에버켐텍 이성민 대표는 주차장, 수목 주변 잡초를 억제하면서 1년 안에 100%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비닐을 기부했다.

관내 기업인 ㈜동서산업 김철주 대표는 화사한 경관 디자인에 토양 수분 유지, 잡초 억제, 오염방지 등 기능을 갖춘 친환경 칼라우드칩을 기부하며 수목과 주차장 미관 개선에 도움을 줬다.

그린모스 서태화 대표는 산소 배출과 미세먼지 흡수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이끼를 기부해 팽나무 아래 빈 공간을 채웠다.

나주시는 이 같은 기부 활동이 수목기부제, 벤치 기부 프로젝트에 이어 영산강 정원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인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정원’에 부합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병태 시장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부 문화를 창출한 영산강 정원은 친환경, 탄소중립적 가치를 앞장서 실천하는 타 정원과 차별화된 가치를 추구한다”며 “2024 나주영산강축제를 앞두고 아름다운 정원과 색다른 볼거리, 안락한 휴식 공간을 함께 만들어주신 재능·물품 기부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2024 나주영산강축제는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영산강 정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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