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 분석 세미나 개최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0 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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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으로 수혜자 행복지수·사회적 기여 늘어… 노동의욕 저하·사회적 낭비 없어
▲ 국회 세미나 현장

[뉴스스텝] 독일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기본소득 제도화의 과제를 논의하는 국회 세미나가 열렸다.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은 어제(19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세미나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개최했다.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은 2021년부터 3년 동안 21~40세 1인가구 122명에게 매월 1,200유로(약 168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 실험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수혜자의 행복지수, 사회적 기여 등은 비교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기본소득이 노동 의욕을 감소시킨다는 우려와 달리, 실험기간 동안 수혜자의 고용시간과 근무시간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미나는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국회의원 용혜인,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기본소득연구소, 기본소득정책연구소가 공동주최했다. 발표는 최승호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맡았으며, 토론에는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 오준호 기본소득정책연구소 소장, 한인정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가 참여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이번 실험으로 기본소득의 사회통합 효과가 명확히 입증됐다”며 “사회경제적 안전망을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기본소득의 전환적 효과를 국민께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병훈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대표의원은 “복합적 위기와 구조적 전환을 앞두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사회정책이 절실하다”며 “기본소득 제도화를 위한 입법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효상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은 “기본소득의 긍정적 효과는 여러 실험으로 이미 증명됐다”이라며 “기본소득 실험이 의미를 가지려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입안 등을 통해 기본소득 실현의 동력을 크고 넓게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성 기본소득연구소장은 “기본소득은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 가능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며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은 우리 사회의 정책 논의와 제도 설계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를 맡은 최승호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 결과를 분석하며 “대중적 우려와 달리 기본소득으로 인한 노동 의욕 저하나 나태, 사회적 낭비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수석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기본소득 지급으로 인한 수혜그룹의 고용시간과 근무시간의 변화는 없었다. 기본소득 수혜그룹은 비교그룹에 비해 447유로를 더 저축했고, 기부나 주변인에 대한 지원 등 사회적 기여 형태의 소비도 늘었다.

또한 최 수석연구위원은 “기본소득이 시민들의 사회경제적 안전과 회복력을 강화하고 미래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실험의 함의를 강조했다. 수혜그룹은 친구, 가족 등과 주당 평균 3.8시간을 더 많이 보냈고, 여가활동에 대한 지출도 6% 증가했다. 수혜그룹의 행복지수는 7.6점으로 비교그룹에 비해 0.5점 높았는데 이는 결혼 등 삶의 긍정적인 사건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치로 나타났다. 수혜그룹의 삶의 만족도는 비교그룹에 비해 42% 증가했으며, 정신건강은 35%, 삶의 의미에 대한 인식은 25% 더 증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으로 정신건강 및 삶의 주관적 웰빙이 증가한 것은 기본소득의 효과가 발현된 고무적인 결과”라며 “다만 실험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수혜그룹과 비교그룹의 비율 차이가 큰 점은 향후 실험대상자 모집 및 선정에 있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준호 기본소득정책연구소 소장은 “기본소득이 근로 의욕과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으로 입증됐다”며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오 소장은 “이재명 정부의 기본사회 비전이 성공하려면 기본소득의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인정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는 부산청년기본소득 실험과 베를린 기본소득 실험을 비교해 “기본소득이 소소한 자기돌봄을 증진하고 흔쾌히 마음을 나누는 사회적 기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한 이사는 기본소득 공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본소득 논의의 역사가 오래된 지역의 공론화 과정부터 살피고, 기본소득의 전환적 효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은 기본소득 정책·입법을 위해 제21대 국회에서 출범한 포럼으로, 소병훈 대표의원, 용혜인·허영 연구책임의원을 비롯해 총 24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포럼은 ▲국민배당형 국부펀드 ▲재생에너지 이익공유·배당 제도 등 기본소득 제도화를 위한 토론회와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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