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활짝 피었습니다” 함안에서 봄 산책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11:00:27
  • -
  • +
  • 인쇄
▲ 말이산고분군 나홀로 벚나무

[뉴스스텝] 봄이 점점 짧아진다. 그래서 더 소중한 계절, 함안으로 봄 산책 가보자. 평일에는 고즈넉한 풍경 따라 천천히 걷기 좋다면, 관광객들로 활기찬 주말에도 소란스럽지 않은 아늑함으로 걷는 이를 품어준다. 말이산고분군의 살구나무와 벚나무에 핀 꽃이 아름다워 바라보다가 그 아래 화사한 얼굴들에 더 오래 마음이 머문다.

말이산고분군에 찾아온 봄
“고분군과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대구에서 왔다는 베트남 유학생 방응욱뀐(27), 레티튀짱(28)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함안박물관 인근에 있는 ‘나홀로 벚나무’ 앞에서 각자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풍경사진이 예뻐서 함안을 처음 찾았다는 이들은 실제로 보니 더 아름답다고 했다. 지난 주말에는 커플티를 입은 연인부터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벚나무 한 그루에 이처럼 사람들이 몰리는 건 아마도 15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고분군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고분군을 걷다 보면 노란 민들레, 손톱만큼 작은 봄까치풀이 가득해 자주 걸음을 멈추게 된다. 말이산고분군 북쪽 일원에 있는 말이산 1호분 옆에도 꽃이 아름다운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다. 가야읍 해동아파트 건너편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보인다. 사진만 찍고 지나치지 말고 나무 아래로 가 잠시 머물러 보자. 넓게 펼쳐진 꽃가지들이 바람결 따라 흔들릴 때마다 사람을 토닥이는 위로의 손길 같다.

▲ 가야오일장

걷다 둘러보기 좋은 가야오일장
말이산고분군을 둘러보고 인근 아라길을 걸어본다. 봄에는 더 활기가 넘치는 가야오일장은 매달 5, 0이 들어있는 날(31일이 있는 달은 30일 대신 31일)에 열린다. 봄나물과 생선, 과일도 있고, 봄마중 나온 알록달록한 작은화분들도 시선을 끈다. 걷다 보면 전 굽는 냄새가 풍기고, 어묵과 호떡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많아 간단히 먹고 걷기에 좋다. 아이는 두 손 가득 옥수수를 쥐고 먹느라 정신없고, 옆에서 엄마가 천원 몇 개를 꺼내는 모습도 보인다. 평일 오후에는 학교를 마치고 교복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꽈배기와 사라다빵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안, 도넛 아저씨의 손이 분주하고 “학생에게는 하나 더 줘야지요”하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시장에서 맛보는 먹거리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아라길에는 자전거 ‘아라씽씽’을 대여하는 곳도 있어 봄바람을 느끼며 잠시 자전거를 타고 아라길을 달려보아도 좋겠다.

나만 알고 싶은 아름다운 벚꽃길
함안 칠서면 에이스아파트 근처에는 칠원천을 따라 벚꽃으로 엮은 듯 아름다운 길이 있다. 나무데크가 있어 걷기에도 좋다.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나만 알고 싶은 경남의 벚꽃길’이라 입을 모아 말한다. 다른 벚꽃 명소 보다 비교적 덜 알려져 ‘인생사진’을 남기기 좋다는 이유다. 지난달 31일 오전, 이른 오전부터 유모차를 밀며 벚꽃을 구경하는 할머니도 어린이집에서 나온 아이들도 보인다. 칠서 IC와도 가까워 다른 지역에서 접근성도 좋다. 벚꽃길을 걷고, 맛있는 식사와 커피 한잔까지 더하면 완벽한 하루가 될 것이다. 함안군청 문화관광 누리집과 함안군 블로그에는 ‘함안의 맛집’, ‘멋집(카페)’ 정보가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함안에서 봄이 오는 소리
산인면의 입곡군립공원 역시 저수지를 따라 핀 벚꽃길이 아름답다. 함안의 다른 명소보다 봄이 조금 늦게 도착해 1일 기준 벚꽃이 40% 정도 개화했지만 벌써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하며 활기를 띤다.
“영원히, 말고/잠깐 머무는 것에 대해 생각해/전화가 오면 수화기에 대고/좋은 사람이랑 같이 있다고 자랑해/그 순간은 영원하지 않을 테니까/지금 자랑해” 이원하, ‘환기 시킬수록 쌓이는 것들에 대하여’ 중에서
우리에게 몇 번의 봄이 남아있을까 생각하면, 이 봄도 영원하지 않는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된다. 올 봄에는 함안을 걸어보자. 당신에게 빛나는 봄 한 조각을 선물해 줄 것이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전남대 2026 수시 경쟁률 6.30대 1… 의학과·수의예과 강세

[뉴스스텝] 전남대학교가 202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3,977명 모집에 25,055명이 지원해 평균 6.30대 1(정원내 6.55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해 수시모집 경쟁률(6.31대 1)과 비슷한 수준이다. 12일 전남대에 따르면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학생부교과(일반)’전형은 1,182명 모집에 7,890명이 지원해 6.68대 1(지난해 6.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당

부안군, 추석 명절 대비 관내 어항 안전점검 실시

[뉴스스텝] 부안군은 지난 10일 국가어항 격포항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시작으로 추석 명절 대비 어항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이번 점검에는 해양수산부, 군산지방해양수산청, 부안군, 한국어촌어항공단 등이 참여해 방파제·선착장 등 어항기본시설을 중심으로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했다.특히, 추석 연휴 기간 귀성객과 관광객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과 쾌적한 이용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제62회 전북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 고창서 개막, 3일간 열전 돌입

[뉴스스텝] 고창군 일원에서 열리는 ‘제62회 전북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가 12일 고창공설운동장에서 개막하며 사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12일 고창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고창공설운동장에서 심덕섭 고창군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 정강선 전북특별자치도 체육회장, 13개 시·군 단체장, 선수단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전북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의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오후 6시부터 진행된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