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고흥남양중 만학도 송삼수 ‧ 박정애 부부의 특별한 졸업식 전남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3 16: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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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와 87세, 배움으로 다시 쓰는 인생 이야기”
▲ 고흥남양중 만학도 송삼수 ‧ 박정애 부부의 특별한 졸업식 전남

[뉴스스텝] 지난 10일, 고흥남양중학교에서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만학도 부부 송삼수(91) 할아버지와 박정애(87) 할머니였다.

이들 부부는 초등학교 졸업 후,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배움의 시기를 놓쳤다.

이후 가정을 꾸리고 네 남매를 키우기 위해 바쁘게 살아온 두 어르신은 한때 접었던 배움의 꿈을 2022년 다시 품었다.

3년간의 꾸준한 학습과 성실한 학교생활 끝에 마침내 이룬 ‘졸업’이라는 결실은 그저 학업을 마친 것을 넘어선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두 어르신을 위해 재구성된 맞춤형 교육과정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북돋웠다.

산수에 강했던 두 분은 수학 시간에 논리 퍼즐과 스도쿠 같은 창의적 활동을 통해 즐겁게 도전했고, 영어 수업에서는 알파벳부터 간단한 실생활 표현까지 익히며 새로운 배움에 기쁨을 느꼈다.

특히 매주 진행된 시 쓰기 프로그램에서는 두 어르신의 숨은 재능이 빛났다.

송삼수 할아버지는 ‘고목’이란 제목의 시에서 ‘나무가 늙었다고/늙은 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늙은 나무일수록 아름다운 꽃을 이룬다.’고 노래해 보는 이들에 감동을 주었다.

박정애 할머니는 뛰어난 암기력과 학습 정리 능력을 발휘해 모든 과목에서 성실하게 학업에 임했으며, 시 쓰기에서는 정성이 가득 담긴 작품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두 어르신의 학교생활은 단순히 학업에만 그치지 않았다.

마치 친조부모처럼 학생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며 자연스럽게 웃어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심어주었다.

송삼수 할아버지는 뛰어난 그림 실력과 손재주로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며 소통했고, 박정애 할머니는 차분하고 상냥한 성격으로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격려했다.

두 어르신이 보여준 삶의 지혜와 온화한 태도는 학교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그 결과, 고흥남양중학교는 지난 3년 동안 단 한 건의 학교폭력 없는 평화로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두 어르신과 함께한 학교생활의 경험은 학생들 삶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졸업식에서 이중호 교장은 “송삼수‧박정애 부부께서 보여주신 배움의 열정과 더불어 나눔, 배려, 그리고 경로효친의 자세는 학교와 지역사회 전체에 큰 울림을 주셨다. 두 분의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앞으로도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남길 것이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송삼수 할아버지와 박정애 할머니가 졸업장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전교생과 교직원 모두가 뜨거운 박수로 두 분의 노고와 열정을 축하했다.

자녀와 손주를 포함한 20여 명의 가족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어르신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졸업장을 받는 순간, 강당 곳곳에서는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이 많았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두 어르신의 모습을 보며 배움의 참된 의미를 되새겼다.

한 학생은 “두 분이 계셔서 학교가 더 따뜻하고 가족 같은 공간이 됐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한 교사는 “두 어르신의 도전과 나눔의 자세는 저희 교직원들에게도 큰 배움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고흥남양중학교의 이번 졸업식은 단순한 학업의 마무리가 아닌, 세대를 잇는 배움의 씨앗이 됐다.

송삼수 할아버지와 박정애 할머니는 나이와 환경을 뛰어넘는 도전으로 모두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었다. 두 어르신의 이야기는 고흥남양중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큰 울림을 주며, 평생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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