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2023 특별전시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3-08-30 20:30:02
  • -
  • +
  • 인쇄
▲ 트랜스미션 포스터

[뉴스스텝]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2023년 8월 31일부터 12월 3일까지 특별전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2002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과 2004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전시됐던, 백남준의 대형 레이저 설치 작품 '트랜스미션 타워'(2002)가 국내 최초로 백남준아트센터 야외에 공개된다.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 2층으로 연결되어 '트랜스미션 타워'와 관련된 기록과 백남준의 퍼포먼스 영상이 유리를 통해 안팎으로 조응한다. 특히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아트센터 야외에서 역동적인 레이저와 네온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8월 31일 개막행사에서는 '트랜스미션 타워'의 점등식과 함께, 타워의 레이저 작업을 담당한 윤제호 작가의 퍼포먼스 '공명하는 주파수'가 펼쳐질 예정이다.

백남준의 '트랜스미션 타워'는 9/11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여름에 도시 곳곳에서 열린 공공미술 프로젝트 중 하나로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공개됐다. 이 전시 개막식에서 백남준은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피아노 퍼포먼스 '20/21'을 선보였다. 백남준의 레이저 협업자 노먼 발라드는 백남준의 피아노 사운드에 맞추어 네온과 레이저가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하여, 움직임이 불편했던 노년의 거장 백남준이 자유롭게 빛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랜스미션 타워'는 8미터 높이의 메인 타워와 사이드 타워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타워 옆면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색의 네온이, 상단에 레이저가 설치된다. 방송 송신탑 형태의 타워들과 네온, 레이저가 하나로 어우러지며 빛을 통한 21세기 정보시대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백남준은 '트랜스미션 타워'를 뉴욕과 시드니에서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1997)와 함께 설치했다. 199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 처음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백남준의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는 폐차된 실제 자동차 32대로 구성된 작품이다. 작품 속 자동차들의 좌석에는 텔레비전을 비롯한 시청각 기계들의 잔해가 가득하다. 자동차를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기술문명에 진혼곡으로 고별을 알린 이 작품은 새로운 세기의 매체인 레이저를 사용하는 '트랜스미션 타워'와 한 자리에 전시되며, 기술문명이라는 세기의 변환을 보여준다. 백남준은 “자동차는 20세기 기계 문화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레이저는 21세기 정보 문화의 상징입니다.” 라고 언급하며, 이 작품들을 두 세기를 은유하는 메시지의 완성이라고 평한 바 있다.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을 타워와 함께 전시하여 두 작품의 만남을 재연하고 그 의미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을 오마주한 윤제호 작가의 레이저와 사운드 디자인이 '트랜스미션 타워'에 더해진다. 윤제호 작가는 모차르트 진혼곡의 음, 타워를 둘러싼 네온의 네 가지 색 요소들, 그리고 타워 상단의 레이저 광선들을 분절하고, 중첩하며, 확장하고, 디지털로 재가공하여 공간과 시간 사이에서 공명하도록 했다. 타워의 레이저는 숲과 언덕을 가르며 스펙터클한 경관을 연출한다. 20년 전 백남준이 상상했던 기술과 정보, 생태가 균형을 이루는 미디어 환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타워의 레이저는 외부에서 전시실 내부로 이어진다.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운 아카이브 영상들은 2002년 뉴욕 록펠러 센터 앞 광장을 담고 있다. 뉴욕 전시의 오프닝 현장과 저녁 시간에 반짝이는 타워의 모습을 벽면 전체에서 감상하며, 귀에 익숙한 미국적 레퍼토리로 구성된 백남준의 피아노 퍼포먼스 '20/21'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볼 수 있다. 밀레니엄을 맞으며 제작된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레이저 조각 '삼원소' 앞에서 육성으로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열창하는 백남준을 보여주며, 한국적 상상력에 기초하여 백남준 예술의 실험성과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또 다른 레이저 조각 '삼원소: 삼각형'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레이저 빛으로 신비로운 광경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백남준이 레이저 빛으로 상상했던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 백남준은 인간과 기술이 균형을 이루는 긍정적인 미디어 환경을 예견했고, 미디어와 공존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했다.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은 20년 전 백남준의 레이저 광선을 다시 쏘아 올리며, 백남준이 보낸 미디어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닿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뉴스스텝.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뉴스

서귀포시 예래동, ‘행복솔솔 장터나눔 냉장고’ 이용자 만족도 상승

[뉴스스텝] 서귀포시 예래동은 취약계층 먹거리 나눔 사업인 ‘행복 솔솔 예래동 장터나눔 냉장고’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 내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올해 2월 개소 한 예래동장터나눔 냉장고는 지역주민, 기업·단체에서 후원하는 식료품, 밑반찬 등을 상시 비치해 관내 취약계층 및 복지사각지대 대상자 들에게 지원 해오고 있다.현재까지 장터나눔 냉장고 기부 건수는 9월 말 기준 총 140건·1,100만 원 상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감축 상황점검회의 개최

[뉴스스텝] 고용노동부는 20일 오후 산업안전보건본부에서 안전보건감독국장 주재로 「중대재해 감축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떨어짐, 부딪힘, 끼임 등의 재래형 중대재해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그간의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독려하기 위하여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는 48개 지방노동관서의 산재예방지도과장, 건설산재지도과장, 광역중대재해수사과장 등 산업안전 관

한정수 전북도의원, 전북자치도 현실을 반영한 자체 통계 발굴 필요

[뉴스스텝]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한정수 의원(익산 4)은 20일 열린 제422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확한 통계 없이는 정책도, 행정도 신뢰받을 수 없다”며 “전북자치도의 현실과 특성을 반영한 지역특화 통계 발굴 등 데이터 관리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전북자치도 통계시스템은 도정 주요 지표를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 수립 및 학술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

PHOTO NEWS

더보기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