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지천에 널린 고양시, 정작 유물은 다른 도시에?

최선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4 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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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시 중 유일하게 시립박물관 없어…고양시민 역사 체험기회 부족
▲ 고양시청사

[뉴스스텝] 고양특례시는 2018년 발굴된 도내동 구석기 유적부터 한반도 최초 재배 볍씨인 신석기 시대 가와지볍씨, 고려 공양왕릉, 조선시대 벽제관에 이르는 유산을 보유한 유서 깊은 도시다. 고양시 곳곳에선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을 비롯해 북한산성, 행주산성 등 역사적인 문화유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고양시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고양시는 특례시 중 유일하게 시립박물관이 없는 도시기 때문이다. 고양시에서 출토된 매장유산은 현재까지 약 61,000여 점이 넘지만 대부분은 둘 곳을 찾지 못해 국가 귀속 후 국립춘천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등으로 뿔뿔이 이관된 상태다.

고양시는 1990년대 1기 신도시 개발로 시작해 현재 108만 인구의 특례시로 거듭났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문화유산은 소실돼왔다. 특히 창릉신도시 개발로 매장유산 조사를 앞두면서 고양시 출토 매장유산 확보와 체계적 보존관리·학술연구 기능을 수행할 박물관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됐다.

이에 시는 2023년 고양시 공립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개정과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공립박물관 건립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립박물관 건립 거버넌스 포럼을 개최했고 자료 수집과 관리 조례 제정, 임시수장고 조성으로 고양시 문화유산 수집에 주력했다.

시는 매장유산 조사기관과 협의해 비귀속 매장유산 약 350여 점을 기관 위탁으로 확보했고 기증운동과 유물 구입으로 현재까지 고양시 문화유산 총 1,460여 건을 수집했다.

이러한 시의 노력은 건립 관련 용역 예산 확보에 실패하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시는 2023년 본예산부터 올해 1회 추경까지 총 7차례 건립 관련 용역 예산을 요구했지만 용역 예산 중복성의 이유나 별다른 심의 없이 번번이 삭감되며 문체부에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공립박물관 설립은 기본계획 수립부터 운영단계까지 까다롭게 심사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해야 건립비용의 최대 40%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경기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시는 2019년 ‘고양시 역사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한차례 진행했지만 이후 ▲건립 후보지 여건 변화 ▲건축비·인건비 상승 ▲관련 법률 변경 등으로 사전평가 심의를 위해서는 현재 실정에 맞는 타당성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양시와 비슷한 인구 규모의 특례시들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공립박물관 건립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직영 박물관 3개소를 운영 중이고 용인시도 지역사 전문 박물관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 박물관은 2023년 체험동을 우선 개관했고 창원박물관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평택시와 포항시의 경우 문체부 공립박물관 설립타당성 평가 후 올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사업 2단계 심사 최종 통과까지 각각 2~5년이 걸렸다. 건립 시작부터 개관까지 평균 7~10년이 걸리는 셈”이라며 “사라져가는 고양시의 역사적 위상을 정립하고 고양시민이 특례시에 걸맞은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선 박물관 설립 타당성 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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